의료분야에서의 인공지능
클릭 >> Hello, world !! (from ShadowEgo)
들어가며…
인공지능 기술은 의료분야에서 가장 뜨겁게 활용될 수 있다. 질병을 찾아내고, 치료하고, 예후를 관찰하고, 새로운 치료방법을 연구, 적용하는 등의 다양하고 광범위한 일들이 의료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이러한 일들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늘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람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기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최근의 의료 분야에서 연구, 활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들에 대해 아주 간략하게 살펴본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인공지능 기술이 의료진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현 시점에서의 고민도 소개한다.
어떤 인공지능 기술들이 의료 분야에서 활용될까
인공지능 분야도 많은 세부분야를 포함하고 있고, 의료분야 역시 그렇다. 따라서 의료 분야에서 활용되는 인공지능을 분류하려면 크게 2가지 방법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번째는 인공지능 기술 분야를 나누어서 각 기술이 적용되는 의료 응용을 살펴보는 것이고 [1], 두번째는 의료 분야를 나누어서 각 분야에 대한 인공지능 기술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2] 이번 포스트에서는 두 방법을 모두 활용해 보는데, 참고 논문 [1][2]에서 적용한 방법을 따라가 본다.
인공지능 기술에 따른 분류 [1]
(1) Computer vision – medical imaging
인공지능 분야에서 현재 가장 크게 활용되고 있는 기술은 Deep learning이다. 그리고 Deep learning은 이미지나 영상 데이터를 처리하는 분야에서 가장 크게 활용되고 있다. 그림 1은 Deep Learning의 가장 대표적 모델 중의 하나인 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에 의료 이미지 데이터를 입력하는 개념을 간략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미지 데이터를 입력하여 타입을 분류하거나, 이미지 내부의 특정 패턴을 찾아내거나, 이미지를 비슷한 특성끼리 묶는 등의 다양한 작업을 Deep Learning 모델을 활용하여 수행할 수 있다. 피부과에서 피부의 상태와 증상의 종류를 파악하는 작업에 활용할 수 있고, 영상의학과에서는 CT나 X-ray 이미지에서 결절이나 종양을 찾아내는 과정에 사용할 수 있다. 치과 X-Ray 이미지에서 치아나 턱 관절의 상태를 파악하게 할 수도 있고, 안과에서는 망막에 생긴 이상을 탐지하는 안저검사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병리학 분야에서는 조직 슬라이드에서 종양이 나타난 위치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활용한다.
(2) NLP(Natural Language Processing)
두번째로 가장 대표적인 인공지능 기술은 Natural Language Processing (NLP)이다. 그리고 NLP는 Electronic Health Record (EHR)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활용될 수 있다. EHR에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데이터 뿐만 아니라, 의사들의 경험과 지혜도 녹아들어 있다. 따라서, EHR로부터 중요 정보를 잘 추출하여 활용하는 것과 EHR에 정보를 적절히 잘 기록하는 것이 모두 중요하다. EHR에서 정보를 추출하기 위한 과정은 데이터마이닝 분야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시도되어 왔으며, 자연어로 작성된 내용에서부터 중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이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연구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말로 언급한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하여 저장할 수 있게 하여 업무가 과중한 의료진을 문서 작업으로부터 해방시키려는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의사와 환자가 나눈 대화에서 정보를 추출하여 저장하는 것과 관련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는 NLP 뿐만 아니라 음성인식 분야의 기술이 함께 활용된다.
(3) Robotics
로보틱스는 다양한 기술들이 융합되는 분야라는 점에서 앞에서 언급한 분야들과는 다르다. 그러나 의료 기술의 발전에 크게 공헌할 수 있는 분야임에는 틀림없다. 로보틱스 기술은 수술 로봇에 적용되는 것이 대표적이며, 세부적으로는 복강경 수술과정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다. [3] 핵심이 되는 것은 Reinforcement learning 을 활용한 robotic-assisted surgery (RAS) 이며, 로봇으로 하여금 의사의 실제 수술 과정을 trial & error를 통해 배우도록 하거나 의사가 원격으로 로봇을 제어하기도 한다. 봉합이나 매듭작업(knot-tying)과 같은 반복적인 작업에 로봇을 활용하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3) Generalized information processing
Vision이나 NLP와 같이 특정 타입의 데이터에 특화된 인공지능 기술도 있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여러가지 복합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환자의 특성이나 치료 환경을 기반으로 어떤 치료 프로토콜이 가장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지 예측하는 precision medicine, 또는 환자가 의사의 지시를 평소에 얼마나 잘 따르는가를 분석하는 과정 등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림 2는 Genomics에서의 인공지능 적용 과정을 개념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유전정보에서 확인된 변이가 어떤 질병을 일으키는가를 분석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표현형(예: 신체 사이즈)을 예측하거나 특정 질병에 걸릴 확률을 추정하는 과정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된다. 이러한 분석결과들은 환자 상태를 기록한 영상의학 데이터나 wearable sensor 장치를 써서 평소에 수집한 데이터, 환자의 검진(치료) 히스토리 정보 등과 맞물려서 환자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맞춤형 치료 방법을 찾아내는데 활용될 수 있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데,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물질을 찾아내거나, 화합물의 합성 방법을 탐색하거나 약물의 특성 예측, 특정 약물의 새로운 활용 방안을 탐색하는 등과 같은 작업에 활용된다.
의료 분야에 따른 분류 [2]
(1) AI for living assistance
일상 생활에 도움을 주는 디바이스나 시스템을 만드는 분야의 목표는 사용자 또는 환자가 자신이 사용하는 디바이스나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컨트롤하게 하는 것이다. 특히, 손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없거나 몸의 특정 부위에 마비 증세를 겪는 환자들에게는 이러한 기술이 매우 중요한데, 사용자가 어떤 의도로 어떤 컨트롤을 하고자 하는 지 지능적으로 파악하는 과정에 인공지능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사람의 상태를 전반적으로 추적하는 ambient intelligent system 관련 기술이나 fall-detection systems 에서는 다양한 센서 데이터로부터 사용자와 환경의 상태를 파악하는 인공지능 모듈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사용자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인지(기억)재활을 돕는 인공지능 로봇도 연구되고 있다.
(2) AI in biomedical information processing
Clinical information은 대용량인 데다가 텍스트 뿐만 아니라 이미지, 영상정보 형태의 biomedical data가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데이터로부터 지식을 추출, 병합하거나 정보간 충돌을 자동으로 찾아내고 해결하는 과정이 개발되면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일을 할 수 있다. 환자 또는 보호자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QA시스템, 의료진의 행정업무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지능형 워크플로우 시스템 등도 이 분야에 포함시킬 수 있다.
(3) AI in biomedical research
의료 분야에서 새롭게 발표되는 방대한 양의 학술 연구자료들을 검색, 활용하는 과정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어려운 작업이다. 따라서,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대용량의 학술 연구 자료들에 대한 탐색, 분석과 요약, 정리 작업을 자동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유행의 단계에 접어들자,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지금까지 축적된 연구결과들을 자동적으로 분석하려는 시도를 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실제로 수행하기 어려운 의학 실험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4) Disease diagnostics and prediction
질병을 진단하거나 예측하는 과정에 인공지능을 적용할 수 있다. 유전정보에서 이상을 탐지하거나, ECG 데이터를 기반으로 심혈관 질환을 진단하거나 의료 영상 데이터에서 질병을 찾아내거나 암 환자의 생존율을 예측하는 등의 작업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과정은 의사의 진단과 치료과정을 크게 도울 수 있다.
인공지능은 의사를 대체할 것인가?
발전된 인공지능이 인간 의사를 대체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크게 나누어 세가지 입장이 존재한다. 대체될 것이라는 입장, 대체할 수 없다는 입장, 그리고 공존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 그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입장은 인공지능이 가진 대용량의 데이터 처리 능력과 지치지 않는 학습 및 모니터링 능력, 그리고 사람을 활용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 것이라는 예측을 근거로 한다. 물론,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는 신뢰와 공감(empathy)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이지만, 이것마저도 인공지능이 흉내낼 수 있을 것이며, 환자들은 공감보다는 정확하고 빠른 진단을 더 원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인공지능이 진료를 할 때에는 의사가 진료할 때와는 달리 환자가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제시된다. 최종적으로는 인간 의사가 인공지능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와 달리, 인공지능이 인간 의사를 대체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는 의료 서비스가 단순히 데이터를 통해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운다. 진단과 치료과정에는 임상적 맥락(clinical context)이 큰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맥락과 상황을 파악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인간 의사는 환자를 인격체로 대하며, 환자의 삶과 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통찰을 기반으로 신뢰와 책임감, 헌신이 바탕이 되는 의료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으나 인공지능은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한 기술적인 지식과 정량적인 수치만으로 환자의 상황을 설명할 수 없는 경우도 많으며, 때로는 부작용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치료방법이나 약물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인공지능이 이런 상황에서 효율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한다. 더 나아가, 진료 과정에는 환자의 질문을 들어주고 환자의 심정을 이해했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포함되는데, 이러한 human factor를 인공지능을 통해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clinical workflow 및 EHR 시스템을 인공지능 기술과 완벽하게 연동시키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4]
공존의 입장 [5]에서는 서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보완하는 시나리오가 최선이라는 관점을 가진다.
그림 3은 의료 인공지능의 활용 수준을 ‘자동화’ 수준으로 간주하고, 무인자동차의 자동화 수준과 비교 설명하고 있다. 그림에서는 완전한 자동화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잘할 수 있는 일들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bias와 인공지능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는 오류가 불러일으킬 문제의 치명성을 고려할 때, 의료 인공지능의 최종 목적은 완전한 자동화가 아니며, 조건적(conditional)자동화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자동화 또는 완전한 자동화는 불가능하며, 항상 사람에 의한 검토와 감시가 필요하다는 관점이다. 인공지능은 항상 수정되고 검증되어야 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에 의해 의사가 완전히 대체될 것이라는 생각은 인공지능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환상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는 생각이다. 연구개발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기록한 99%의 정확도가 임상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도 잘못된 것이며,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판단이 개별 환자의 치료과정에서도 항상 최상의 결과를 낼 것이라는 생각도 틀린 것이라는 주장이다.
마치며…
인공지능이 실제 의료현장에 투입되는 과정에서는 기술 이외의 조건들 – 법적 환경과 경제, 사회적 조건, 윤리적 고찰, social acceptance 등 – 도 인공지능의 활용을 촉진하거나 더디게 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분명히 의료 현장에 조금씩 나타나고 있으며, 환자를 직접 다루는 일보다는 정보와 데이터를 다루는 일에서 먼저 사람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예방적이고 참여적인, 그리고 개인화된 (personalized) 의료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공헌할 여지는 충분하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완전히 거부하고 전혀 활용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의료 분야에서 자신의 직업을 잃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의료 인공지능 기술은 실제 임상 환경에 차근차근 녹아들어가야 하며, 그 과정에서 반드시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또한 검증 과정이 끝난 기술이라 할 지라도, 이러한 기술이 의료진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기술에 대한 지나친 환상에 의한 오판일 수 있다. 의료 과정이란 의료진과 환자의 상호작용이며, 의료현장에서는 의료진의 지식과 경험, 판단력, 통찰력, 그리고 신속하고 정확한 행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References & Further Readings
- [1] A guide to deep learning in healthcare, Nature Medicine volume 25, 2019
- [2] Artificial Intelligence in Healthcare: Review and Prediction Case Studies, Engineering Volume 6, Issue 3, 2020
- [3] Robotic surgery in cancer, in Bioengineering Innovative Solutions for Cancer, 2019
- [4] The potential for artificial intelligence in healthcare, Future Healthcare Journal. 2019
- [5] High-performance medicine: the convergence of human and artificial intelligence, Nature Medicine volume 25, 2019
- [6] Could artificial intelligence make doctors obsolete?, BMJ Clinical Research, 2018
- [7] The impact of artificial intelligence in medicine on the future role of the physician, FAU Libraries, 2019
1개의 댓글
의료분야에서의 인공지능 – ShadowEgo · 2024-08-25 12:50 오후
[…] https://inforience.net/2021/01/18/ai-in-medicine/ […]
댓글이 닫혔습니다.